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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의 법률과 사유연재를 시작하며 — 법률의 문장 너머, 사람과 세상을 생각하다

기타 미국법에 대한 메모

by Jungsup Kim, Attorney at Law 2026. 10. 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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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의 법률과 사유

연재를 시작하며 — 법률의 문장 너머, 사람과 세상을 생각하다

김정섭 미국변호사

변호사라는 직업은 법률을 다루는 일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법률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변호사가 마주하는 문제들이 결코 법률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 안에는 사람의 선택과 후회, 희망과 불안, 때로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예상하지 못한 삶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이민법과 세법을 다루는 나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에게 이민법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결정하는 문제이고, 국경을 넘나드는 개인과 기업에게 세법은 재산과 사업, 나아가 미래의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하나의 비자 신청서, 하나의 세금신고서, 계약서의 짧은 조항이나 법률문서의 표현 하나가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과 기업의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법률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법률지식 이상의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 당연하게 여겼던 전제를 다시 확인하는 태도, 자신의 판단을 의심할 수 있는 지적 겸손, 그리고 무엇보다 법률문제 뒤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좋은 변호사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왔다. 법률을 많이 아는 사람인가.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인가.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사람인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때로는 법률적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한 번 더 질문하는 태도가 중요하고, 때로는 의뢰인에게 듣기 좋은 답보다 불편하더라도 정확한 답을 전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어떤 순간에는 법률이 허용하는 것과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사이의 간격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법률의 영역을 넘어선다. 문학은 인간의 삶과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고, 철학은 익숙한 생각을 의심하게 하며, 역사는 오늘의 제도와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법률은 인간이 만든 제도이기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 없이 법률만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AI는 이미 방대한 법률정보를 정리하고 법률문서의 초안을 작성하며 복잡한 질문에 제법 정교한 답변을 내놓는다. 과거에는 변호사의 전문성을 상징했던 많은 작업이 이제는 기술의 도움으로 훨씬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변호사는 무엇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해야 할까.

나는 그 답이 정확한 사실 확인, 섬세한 법률적 판단, 책임 있는 조언,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법률가의 판단력과 윤리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미국변호사의 법률과 사유]는 미국 이민법과 세법의 실무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히 법률 조항이나 제도를 설명하는 칼럼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업무에서 마주하는 질문을 통해 좋은 변호사의 조건을 생각하고, 법률과 윤리의 관계를 살펴보며, 때로는 문학과 철학, 역사와 예술의 도움을 받아 법률가의 삶을 돌아보려 한다. 이 글들이 모든 질문에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글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법률가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정답을 알고 있다는 확신보다,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하는 자세라고 믿는다. 이 연재가 법률을 공부하거나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뿐 아니라, 법과 정의, 인간과 사회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도 함께 생각해 볼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법률의 문장 너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좋은 법률가의 사유는 시작된다고 믿는다.

************************************  다음과 같이 12번에 걸쳐 시리즈로 6개월간 연재하려고 합니다. ******************************

PART I — 좋은 변호사의 조건

  1. AI 시대, 변호사의 경쟁력은 디테일에 있다: 정확성과 검증의 중요성, 그리고 AI 시대의 변호사

  2. 좋은 변호사는 질문부터 다르게 한다: 문제 해결보다 먼저 필요한 사실관계의 파악과 질문의 기술

  3. 의뢰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신뢰와 객관적 검증 사이에서 변호사가 지켜야 할 균형

  4. 법률적 진실과 사실의 진실은 같은가: 증거와 입증책임, 법적 판단의 본질

PART II — 법률과 인간에 대한 사유

   5. 법률이 허용하는 것과 옳은 것은 같은가: 법적 정당성과 윤리적 책임의 차이

   6. 이민법이 보여주는 인간의 선택과 운명: 국경을 넘어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7. 세금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다: 미국 국제조세와 세금계획에서 마주하는 경제적 선택과 공정성

   8. 법률가에게 독서와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 문학·철학·역사가 법률가의 판단력을 어떻게 넓혀주는가

PART III — 변화하는 시대,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

   9. AI는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기술의 가능성과 법률가의 책임

  10. 전문가는 왜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야 하는가: 확증편향과 지적 겸손, 전문가의 오류

   11. 훌륭한 변호사와 성공한 변호사는 같은가: 경제적 성공과 직업적 소명 사이의 균형

   12. 법률가로 산다는 것: 경험을 통해 다시 생각하는 전문직의 의미와 삶의 태도

 


김정섭 미국변호사
미국 뉴저지주 변호사
Frederick Lee & Kim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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