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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기록이 있으면 웨이버(Waiver)가 필요할까요?

이민법리걸메모

by Jungsup Kim, Attorney at Law 2023. 2. 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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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법에서 규정하는 소위 입국거절사유(Grounds of Inadmissibility, INA Section 212)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범죄경력에 의한 비자발급/입국거절 사유(Criminal Grounds of Inadmissibility, INA Section 212(a)(2))와 Section 212(h)에서 규정하고 있는 웨이버(Waiver)에 대해서,

그중에서도 여러번의 음주운전 기록(multiple DUIs or DWIs)와 관련,  시중에 잘못 알려진 부분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 이번글은 정확한 근거와 법적인 논리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전개하므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찬찬히 읽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입니다. 중간에 내용이 어려우신 분들은 맨 마지막 결론만 보셔도 됩니다. 어차피 결론 내용만 아셔도 되지만, 그 결론의  근거(legal basis or authority) 또는 신빙성(Credibility)을 보여주기 위해서 논의를 전개하는 것 이니까요...***

일반적으로 가장 잘못 알려진 부분이,

음주운전 기록이 3번이상 있으면, 비자가 거절사유가 되고, 비자를 받기 힘들며, 이 경우 웨이버를 받아야 하는데, 웨이버를 받으려면 영주권이 거절되면 초청자가 극심한 어려움(Extreme Hardship)을 겪는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이민비자의 경우)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미국이민법에서는 입국거절이 될 수 있는 범죄기록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이 주로 해당되시는 범죄 경력과 관련된 조항을 보기 좋게 정리해 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INA Section 212(a) 

1. Crime Involving Moral Turpitude (CIMT)
비도덕적인 범죄
212(a)(2)(A)(i)(I) 212(h) 212(d)(3)
2. Controlled Substance Violations (Drug Crimes) 마약관련 범죄 212(a)(2)(A)(i)(II) 212(h) – but only for possession of 30g or less of marijuana 212(d)(3)
3. Multiple Criminal Convictions
여러번의 유죄판결
212(a)(2)(B) 212(h) 212(d)(3)

미국이민법 어디에도 음주운전 관련 처벌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이 없습니다. 음주운전은 명백히 마약관련 범죄는 아닐 것 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음주운전 기록이 위 조항중

1. 비도덕적인 범죄이냐?

아니면

2. 여러번의 유죄판결이냐를 가지고 비자 또는 입국거절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저희 용어로는 법리분석 legal analysis을 해봐야) 할 것 입니다. 

내용이 복잡하고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Legal issue 1번, 음주운전은 비도덕적 범죄 즉 CIMT인가? 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 2번에 대해서는 별도의 칼럼에서 다루겠습니다. 

********************

안타깝게도 미국이민법에는 CIMT가 어떤 범죄를 의미하는지 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미국연방대법원 판결에서도 Moral Turpide에 대한 정확한 또는 통일된 정의나 해석이 없다 (The term "moral trupide" has long been the subject of interpretation, and its precise meaning has never been fully settled.) 라고 했습니다. Jordan v. De George, 341 U.S. 223, 229 (1951) --> 참고로 1951년 판결이라도 그 뒤에 연방대법원이 뒤집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판례법으로 효력이 있습니다. 

각 사건이나 범죄별로 Moral Turpide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를 내린 정말 많은 판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음주운전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거론되는 케이스는 미국법무부 산하 이민상고법원(BOIR, Board of Immigration Appeals) 케이스, Matter of Perez-Contreas 입니다. 20 I&N Dec, 615 (BIA 1992).

Moral Turpide에 대한 Perez케이스의 판시를 그대로 옮겨보면,

"[M]oral turpide is a nebulous concept, which refers generally to conduct that shocks the public conscience as being inherently base, vile, or depraved, contrary to the rules of morality and the duties owed between man and man, eithir one's fellow man or society in general ...... In determining whether a crime involve moral turpide, we consider whether the act is accompanied by a vicious motive or corrupt mind. Where knowing or intentional conduct is an element of an offense, we have found moral turpitude to be present. However, where the required mens rea may not be determined from the statute, moral turpide does not inhere.  

해석. "Moral turpide는 모호한 개념 인데,  인간과 인간, 동료 인간 또는 사회 전반이 지켜야 할 의무나 도덕에 반하여, 본질적으로 비열하거나 사악하거나 타락하여,  일반 대중의 양심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지칭한다..... 어떤 범죄가 CIMT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 그 행위가 사악한 동기나 마음에 의한 것인지를 고려한다.  이미 알면서 의도적 으로 한 행동이 범죄 구성의 요소 인 경우, Moral Turpide가 있다고 봄. 그러나 멘스 레아(Mens Rea)가 해당 법령에 없다면, Moral Turpide는 없다고 판단한다.  

                                                                                             Matter of Perez-Contreas, 20 I&N Dec, 615, 617-18 (BIA 1992)

즉, 해당 범죄가 CIMT가 되려면, 해당 법령의 범죄가 성립되기 위한 요건 (element)에 해당범죄가 범죄의도(intention)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범죄의도를 라틴어로 Mens Rea라고 하며, 쉬운 영어로는 guilty min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전문적인 미국 형법 개념이므로 더 상세한 논의는 생략합니다만, 아래 내용을 계속 읽으시면 의외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캘리포니아에서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경우, 캘리포니아 관련법에 Mens Rea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이는 비도덕적범죄(CIMT)가 아닐 가능성이 크고, 뉴욕주에서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경우  관련법에 Mens Rea 관련 조항이 있기 때문에 비도덕적 범죄일 가능성이 큽니다.(기타 더 고려할 요소가 있으므로  가능성이 크다 라고 말했습니다.) --> 거짓말 같지만 실제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케이스는 Matter of Torres-Varela, 23 I&N Dec, 78 (BIA 2001)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결     론

위 분석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음주운전을 하면 비자거절 사유가 된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 아주 일부의 법(주행 속도 위반 등)을 제외하고 그렇게 칼로 무 자르듯이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법은 없습니다. (이유중 하나는 법도 사람이 만들고, 언어의 한계등이 있어서,  불완전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 미국법원이나 관련기관에서 "음주운전 기록이 CIMT 냐 아니냐를 판단할 때 Perez 케이스의 개념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분은 이 기준에 따라서 자신의 음주운전 범죄기록이 CIMT냐 아니냐를 판단하고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음주운전 기록이 있다면, 다음 프로세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1. 음주운전 위반을 어디서 했는지

    (대부분 한국거주자는 한국일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의외로 한국, 미국 또는 제3국 동시에 기록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상당
     합니다. 또 미국은 주마다 법이 틀리므로 어떤 주 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2. 해당 법에 Mens Rea 관련 조항 또는 문구가 있는지 검토/판단


---> 그러한 문구가 있다면 --> CIMT일 가능성이 높고, 


---> 없다면? --> CIMT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 CIMT가 아니면?  웨이버가 필요 없읍니다.

왜 제가 계속 "가능성이 높다" 이런식으로 말할까요?  해당 법조문의 문구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전문변호사의 몫이고, 해당 문구를 정확히 해석하려면 해당 국가나 해당 주에서 그 문구의 해석과 관련한 판례들도 모두 분석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중에 결론: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분들은(사실 다른 범죄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은 이제 미국 가기는 틀렸다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법은 완벽하지 않고, 길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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